밀양행정대집행 10년, 윤석열 핵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다시 타는 희망버스🚌)에 다녀왔습니다!

2024년 6월 10일 | 활동, 활동소식

지난 2024년 6월 8일 토요일, 전남녹색연합은 전남지역 참가자분들과 함께 희망버스를 타고 밀양에 다녀왔습니다.

올해 6월 11일은 밀양 행정대집행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밀양 송전탑은 울산 신고리 핵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765kV 초고압 시설인데요.

< “탈핵 · 탈석탄 · 탈송전탑”이라고 적힌 박수완 처장님의 손피켓>

 

2001년 한국전력에서 송전선로 경유지‧변전소 부지를 선정했을 때, 밀양의 할머니·할아버지들을 포함한 주민들이 움막을 지어가며 이에 맞섰습니다.

밀양 주민들은 끈질기게 반대했는데, 2012년 이치우 어르신이 분신하시면서 이 일이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행정대집행 후 송전탑이 결국 건설되었을 때 마을 주민분들의 심정이 어떠셨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이후에도 지역의 마을공동체는 한전이 무분별하게 지급한 돈으로 인해 깨어졌다고 하구요.

기후생태 활동을 하면서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데,

결국 핵발전소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정책을 폐기해야만 송전탑 건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에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밀양을 중심으로 한 탈송전탑 운동의 흐름을 새로이 반추할 기회를 갖게 되어 감사했습니다.

탈핵탈송전탑 운동에 지속적으로 함께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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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광양, 곡성, 구례, 보성, 하동 등지에서 모인 전남 참가자들은 순천법원 앞에 집결해 버스 2대에 나눠 타고 밀양으로 출발했습니다.

가는 길 버스 안에서는 돌아가며 자기소개와 “밀양”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가 적어본 문구는 이렇습니다.

“나, 윤은성에게 밀양은 지켜야 할 곳을 지키는 용기이자, 세상이 매끈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해 준 곳입니다.”

가는 길에는 주최 측에서 준비해주신 야채 김밥과, 처장 님께서 준비해주신 야채도 먹고요. 🙂

집회장소로 가기 전, 전국의 모든 희망버스 탑승자들은 밀양과 청도로 나누어 송전탑이 세워져있는 곳을 방문하는 사전 행사에 참여했어요.

전남 버스 팀은 101호와 102호 송전탑이 세워져 있는 밀양의 마을을 방문해 어르신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가졌어요. 어르신 분들께서 참가자들에게, 잊지 않고 와주어 고맙다고 하셨는데요.

밀양에서 자리를 지켜주신, 국가폭력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으면서 서로를 돌보며 버텨주신 어르신 분들을 실제로 뵙게 되니 눈물이 나올 것 같았어요.

버텨주셔서, 희망을 계속해서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마을의 산허리와 논 한 가운데에 거대한 송전탑이 세워져 있었는데요.

이 마을에서 사용하지도 않을 전기가 이 초고압 송전탑을 통해 흘러서 수도권으로 간다니, 부조리하고 복잡한 심정이 들었어요.

지금 흐르는 전기는 정말 말 그대로 ‘아직도, 여전히’ ‘눈물을 타고 흐르’는 전기입니다.

그래도 길게 줄을 서 송전탑을 따라 행진하면서, 여기에 모인 연대자들이 모두 같은 마음으로 탈핵 · 탈송전탑을 염원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도 했고요.

우중에도 우비를 입고 우산을 쓰고, 젖는 것도 아랑곳 않고 씩씩하게 움직여보았습니다!

 

 

<밀양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발언하는 학생들>

집회장소는 본래 밀양 영남루 계단이었는데, 예상인원보다 더 많은 1000여 명이 참가해주셔서 더 넓은 장소에서 진행되었다고 해요.

비도 오는데 집회 시설을 설치하시고, 좌석을 마련해주신 주최 측에 감사했습니다.

밀양과 청도의 송전탑 피해 주민 분들께서 발언해주시고, 핵발전소 피해 주민들께서도 오셔서 연대발언해주셨습니다!

 

지난 달 발표된 11차 전기본(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은 윤석열 정부의 핵 폭주 정책을 잘 보여줍니다.

이제는 전기가 ‘눈물을 타고’ 흐르지 않을 수 있도록 막아야 한다는 것을, 여러 뜨거운 목소리를 들으며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남녹색연합도 탈핵 · 탈석탄 · 탈송전탑 운동에 지속적으로 힘껏 함께하겠습니다!

생태를 착취하고, 지역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지금의 에너지 정책이 아니라, 재생 에너지를 소중히 사용하는 정책, 공동체를 살리는 에너지 정책이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종일 우중에 젖으면서까지 집회에 참여해주시고 함께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진 : 윤은성, 한진희, 김현주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