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허울뿐인 전남도와 환경부의 기후대응댐 개발을 반대한다.’

2024년 8월 2일 | 기후위기대응, 메인-공지, 성명서/보도자료, 활동

<성명서>

허울뿐인 전남도와 환경부의 기후대응댐 개발을 반대한다.’

지난 7.30일 환경부는 기후위기로 인한 극한 가뭄과 홍수에 대응하겠다며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했다. 이중 전라남도 화순 동복천에 신규 댐을 개발하고 홍수조절용으로 순천과 강진 지역에 기존 저수지를 옥천댐과 병영천댐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전남도는 지난해부터 환경부에 화순(와룡댐), 장흥(장흥댐 하류), 강진(홈골댐), 영광(월암천), 고흥(금산면, 봉래면 우천저수지)를 신규 및 재개발 후보지로 신청했다. 환경부는 기후대응댐 14곳 중, 전남도에 주암댐 상류 동복천에 신규댐 3,100㎥ 규모의 용수 전용댐과 순천 옥천에 와룡저수지의 용량을 28만㎥에서 230만㎥로, 강진 홍골 저수지의 용량을 40만㎥에서 190만㎥로 늘려 홍수피해와 용수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환경부의 기후대응댐 발표 어디에도 신규댐 개발과 저수지 용량을 확대해 가는 과정에서 발생 되는 환경파괴를 우려하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내용은 없다. 더군다나 환경부는 기후대응댐 14곳 선정에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후보지를 도출했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홍수 및 가뭄 피해를 대응할 수 있는 유의미한 과학적 논거들은 생략했다. 해당 지역의 연간 강수량은 어느 정도인지, 지역에서 필요한 용수량은 어느 정도이고, 부족한 용수량은 어느 정도인지, 고질적인 가뭄의 원인은 무엇인지 구체적 데이터를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댐을 짓지 않아 인명피해와 경제적 피해가 발생 된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발생한 홍수피해 사례는 제방의 관리 부실과 과도한 하천 공간 활용, 지류 지천까지 직강화하며 하천의 유속을 더욱 빨라지게 한 내수 배제의 불량이 원인이었다.

한마디로 ‘전국에 물그릇을 많이 깔아두면 홍수와 가뭄을 막을 것’이라는 환경부의 1차원적인 논리가 담긴 이번 발표에는 과학적인 근거도 기후대응도 턱없이 부족하다. 더군다나 환경부는 환경부 존립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 토건 사업을 앞세우며 국토의 환경을 보전하는 부서가 아닌 산업과 개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부서로 전락한 지 오래이다. 환경부는 댐을 만드는 과정에 발생 되는 생태계 파괴와 환경파괴 및 지역 공동체 훼손의 정도도 가늠하고 있지 않다.

댐이 들어서면 해당 지역의 서식지는 완전히 파괴된다. 당연히 생물종다양성을 훼손하고 하천의 흐름을 방해해 해당 지역의 자연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본래의 유수 지역이 흐름이 없는 호수로 바뀌면서 다양한 토종 어류생태계의 서식 환경은 악화되고, 인근 지역은 낮은 수온으로 인한 잦은 안개 발생 등으로 과수농업 및 관계농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주암댐 상류 지역 동복에 저수용량 3,100㎥ 규모의 용수 전용 신규댐 개발로 인해 동복천 유역 일대에 서식해 왔던 환경부 지정 법정보호종 Ⅱ급인 큰줄납자루 외 버들치, 갈겨니, 피라미, 칼납자루, 참몰개, 밀어, 돌고기 등 토종 어류생태계를 위협할 것이다.

순천 옥천의 와룡저수지도 댐 개발로 인해 수생태계 악화는 물론, 오랜 시간 동안 옥천과 함께 살아온 주민들의 터전을 위협할 수 있다. 도심지역과 불과 2.5km 내에 위치한 와룡댐이 하루 약 100~200mm 이상의 극한 폭우를 방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대량의 물을 가두어 두는 댐은 기후위기 시대에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 오히려 예측이 어려운 폭우 발생이 잦은 상황에서 와룡댐은 저수용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또 다른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 28만 순천시민들의 머리맡에 큰 물항아리를 이고 지내는 리스크를 안고 살아갈지 모를 일이다.

더군다나 순천정원박람회 개발과 인근 저류 지역에 공원 및 택지개발 등으로 인해 극한 호우 시, 인명피해 발생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거기에다 순천시민들의 거주하는 도심지 상류에 대규모 댐을 개발한다는 것이 위험천만해 보인다. 순천시는 와룡댐 개발에 앞장설 것이 아니라 극한 호우 시 옥천과 동천의 호우가 순천만 연안으로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내수 배제의 불량을 제거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환경부와 전남도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댐을 짓겠다고 주장하지만 환경부의 기후대응댐은 결국 생태계를 파괴하고 생물종다양성을 붕괴시키며 기후위기를 가속화 할 것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과 적응 핑계로 4대강 사업을 정당화하고 이를 중심에 둔 물관리 정책으로 회귀하겠다는 선언에 불과하다. 전남녹색연합은 허울뿐인 기후대응댐 개발을 반대하며, 토건 산업 기반의 물관리 정책 전면 재수정을 촉구한다.

 

2024년 8월 1일

전남녹색연합

문의 : 박수완 전남녹색연합 사무처장(010-8856-1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