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탈기후영화제] 8월의 영화 상영회 후기_

2024년 8월 19일 | 기후위기대응, 활동, 활동소식

지난 8/14(수), 다큐멘터리 영화 <고래와 나> 상영회를 광양 용강도서관 마로극장에서 진행했습니다.

용강도서관 마로극장에서는 처음으로 상영을 진행했는데, 근사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스크린 가득 푸른 바다와 고래의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혹등고래, 보리고래, 향고래, 벨루가…

영화를 통해, 쉽게 만날 수 없는 먼 바다의 다양한 고래들의 존재를 살필 수 있었어요.

고래는 포유류로서 먼 옛날 바다로 떠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그 거대한 크기만큼이나 포유류로서의 고래라는 존재가 참 신비롭기에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었는데요.

전반부는 상호 교감하는 존재인 고래의 공동체를 엿볼 수 있었어요.

인간들만이 언어를 사용하는 우월한 존재라는 생각은 편견일 뿐이라는 것을 고래들의 상호 교감의 장면을 보며 확인할 수 있었어요.

어찌나 아름답고 친근한지, 고래들과 친근한 관계를 맺은 기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느러미 치기, 꼬리치기와 같은 고래의 행동들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어서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고래에게 빠져들었던 것 같습니다!

 

혹등고래의 노래소리를 기록한 로저 페인 박사님이 등장하신 장면도 인상 깊었습니다.

 ‘고래가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가수이자 시인’이라고 소개되니 더욱 친근하고, 고래의 노래를 알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인류가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로부터 고래보호운동이 이어졌다는 것을 영화는 소개하는데요.

고래의 노래를 들으려는 마음이 곧 세상 곳곳에 울려 퍼지고 있는 생명의 노래를 들으려는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

 

하지만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점차 현실적으로 지구가 직면한 상황을 보여줍니다.

기후가 점차, 인류가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해 지표면 온도가 상승하고,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곰은 먹이원을 얻을 수 없게 됩니다.

기후변화의 최일선 피해 당사자라고 할 수 있을 북극곰에 대해서 그동안 많이 들어왔지만, 이처럼 생생하게 북극곰이 먹이원을 얻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는 점을 알게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북극곰은 물개를 사냥해왔는데 이제는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벨루가를 먹이원으로 삼는 방향으로 생존 방식을 바꾸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영화에서 보게 된 굶주린 북극곰이 절실하게 벨루가를 잡기 위해 기다리고, 헤엄치다 허탕을 치고 되돌아오던 장면은 정말 충격적입니다.

관객 분들께서도 한 마음으로 안타까워하셨던 것 같습니다.

또한, 영화에서 원양 어선에서 쓰레기를 투기하는 문제, 기름 유출 문제, 남획 문제, 선원들에 대한 폭력적인 문제 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해양 생태계가 인간의 거주지와는 멀다는 이유로, 그리고 눈 앞에 있는 처리해야 할 일도 산적해있다는 이유로 관심을 많이 갖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우리가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을 것 같아 무력감도 듭니다.

이번 영화 상영을 통해 인류가 해온 일이 생태계에 어떤 일을 저지르고 있는지는 선명히 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고래와의 교감에 이어, 상업적으로 해양 생태계를 착취해온 수산업의 영향을 뼈아프게 보았습니다.

지구 가열화의 문제, 그리고 해양 생태계 파괴의 문제가 더는 나와 무관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에, 우리는 함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눈물을 글썽이던, 그리고 탄성을 지르며 시청해주셨던 관객분들, 그리고 멀리서 와주신 이큰별 감독님께, 아늑하고 멋진 장소를 제공해주신 광양용강도서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큰별 감독님께서 생생한 영화 촬영과 제작에 얽힌 이야기들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었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네요.

<고래와 나>는 조만간 극장에서 공식 개봉된다고 하니, 극장에서도 함께해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