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3일 화요일 오전 10시 30분, 전남녹색연합이 제안단체로 참여하고 있는 ‘기후위기 전남비상행동’의 907기후정의행진 참가선언이 있었습니다.
전남 동부청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은 시민사회 및 농민 단체, 노동 단체를 각각 대표한 모두발언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김석 순천YMCA 사무총장은 “우리가 기후행동을 하지만 쓰레기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재생에너지 비율은 계속 낮은 상태인 가운데, 우리는 여전히 지속적으로 지구를 소비하는 데에 열중하고 있다. 단순한 캠페인이 아닌 정치·사회·종교계 및 사회 내 모든 구성원들이 나서서 기후가 아닌 세상을 바꾸는 일에 동참하지 않고는 우리가 원하는 지구를 지키는 일은 요원하다“라면서 9월 7일 기후정의 행진 및 기후 행동에 사회 전체가 참여해야 할 이유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곡성 농민인 문영규 항꾸네 협동조합 대표는 농민들의 상황을 전했다. 특히 ”그간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성장을 하며, 또 신자유주의 WTO 농업/먹거리체제에 편입되며 농을 내팽겨쳐 왔다.“라고 비판했는데요. 문영규 대표는 식량위기가 닥쳐오고 있는데, 생명유지의 기반이 무너져 가는데, 아직도 정치는 자본주의의 성장과 돈벌이 산업만 챙기고 있다는 점, 기후위기 상황에 식량수입 다변화라는 한심한 대책을 검토하고만 있다는 점 등 농업 정책에 대해 분석적으로 제시하면서, “기후위기를 불러온 산업의 성장을 멈추고 생태적 한계 안에서 살아가는 공동체로 전환하기 위해선 농생태적 원리를 따라야 한다.“라고 현실에 기반해 말씀해주셨습니다.
김찬묵 민주노총 전남지역본부 광양시지부 지회장은 ”인간들의 욕심으로 인해 지구가 파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지구는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 지구상에 사는 모든 만물들의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지구가 인간만의 것인 양, 지구 곳곳을 병들게 하고 기후위기를 가속화했다“라면서 반성을 촉구해 주셨습니다.
모두발언에 이어 퍼포먼스가 진행되었는데요.
챙이 큰 모자를 쓰고 장화를 신은 채 농민의 복장을 한 참가자들, 그리고 안전모를 쓰고 노동자의 복장을 갖춘 참가자들이 기자회견장에서 쓰러지고, 쓰러진 이들 뒤로 ”생존권을 보장하라!“라는 피켓이 올라가는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퍼포먼스는 일터에서 생명을 잃은 노동자, 기후변화에 취약한 농민을 형상화한 것으로, 온열질환으로 쓰러진 장면을 담은 것이기도 했습니다.
애도를 담은 이 퍼포먼스는 기후재난의 최일선 피해 당사자일 수 있는 우리 모두, 그리고 개발과 지구의 급변한 환경으로 인해 생명을 잃은 모든 존재들을 떠올리게 하는 퍼포먼스로, 이어서 잠시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애도의 퍼포먼스 이후 기자회견문 낭독과 구호 제창이 이어졌습니다. 기자회견문은 소비자기후행동(전남) 김미숙 대표, 광양농민회 유영준 대표, 여수YMCA 김대희 사무총장, 광양YMCA 김정운 사무총장이 낭독을 맡아주셨는데요. 전남의 지역사회가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밀도 높은 목소리에 동참하고 있어 뜻깊게 느껴집니다. 특히 이번에 외친 구호는 907기후정의행진에서 제시한 요구안을 전남의 기후의제와 연결하여 전라도 방언으로 바꾸어 꼽아본 것으로, 지역성이 잘 나타나 참여한 시민들의 호응도가 높았습니다.
【우리의 구호】
송전선이 부족하다고 짓고 자빠졌냐 / 썩을것들을 빼 부리고 태양을 딱 넣어부러야제!
아따 흐르는 물을 가두면 쓰간디 / 가둘 것은 굴뚝 구녁에 온실가스 아니간디!
전남은 햇빛 하나는 솔찬 하요잉 /송전선로는 태양광에 돌라주고 핵발전은 띵겨버리쑈잉!
달구새끼도 달구새끼답게, / 도야지도 도야지답게 사는 세상 허벌나게 오져분다
농사짓기 뻐쳐부네 /생존권 확실허니 보장허고 생태농업 싸게싸게 싣고온나
논밭 다 잠기믄 어디서 묵을 것 수입할라고 그런당가? /우리덜 생존권 보장하고 농사 슬금슬금 지으믄 농민만 좋당가?
기후를 어찌끄나 시상을 바까부러! /
한편, 올해 4회째 맞이하는 기후정의행진은 9월 7일(토) 자본주의의 상징적 장소인 강남에서 진행되었습니다. 907기후정의행진의 슬로건은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이다. 전남 역시 전남의 기후의제와 기후위기 피해 당사자로서의 우리 각자의 의제를 가지고 기후정의행진에 참가했습니다. 성장주의라는 미명 하에 기후재난을 야기한 자본주의 사회경제 구조를 바꾸어 낼 수 있다면, 우리 모두 삶터와 일터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면서 기후와 생태계를 지켜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이번 슬로건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에 담겨있는 게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이어서 기자회견문 전문을 다른 게시물로 올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