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7일, 907기후정의행진이 서울 강남 일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에 전남에서는 동부권 버스 2대(여수곡성 23 + 광양순천39), 서부권 버스 1대(목포 42)가 출발하였습니다.
버스에는 기후위기 전남비상행동 참여 연대 단체를 비롯, 다양한 단체 소속 시민분들과 개인 분들이 탑승해주셨습니다.
전남녹색연합을 비롯해 순천YWCA, 광양농민회, 어린이책시민연대, 소비자기후행동전남, 녹색당 전남도당, 한살림, 환경과생명을지키는교사모임(전남), 순천정원쿱, 함께그린쿱, 여수YMCA, 정의당 전남도당, 곡성농민회, 항꾸네협동조합, 죽곡농민열린도서관, 곡성환경연대, 민주노총 영암, 목포YMCA, 한살림전남남부, 대학무상화평준화국민운동본부, 목포평통사, 정의당 목포시위원회, 희망나눔센터, 해남자원순환연구회, 참교육학부모회 목표, 한살림영암생산자협회 등 정말 다양한 단체 소속 실무자 및 회원 분들이 버스에 탑승해주셨어요.
아침 7시 30분 또는 8시에 출발해 서울 강남역에 오후 1시께 도착한 전남 참가자들은 1시부터 3시까지 각각 사전부스 행사와 오픈마이크 집회들에 참여한 후, 3시부터 3대오에 모여 본집회 참여를 위해 착석했어요.
사전 오픈마이크 발언에는 전국의 다양한 기후 의제로 채워졌습니다. 전남 참가단 중에도 오픈 마이크 무대에 서서 목소리를 내주셨어요.
본집회에서는 1부에서 ‘기후재난과 노동자의 일과 삶’, ‘기후위기와 농(업), 농민의 현실과 고민들’, ‘팔레스타인 해방과 기후정의운동’의 주제로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2부는 ‘공항(가덕도)’, ‘강’, ‘동물권&반종차별’의 순서로 기후부정의에 맞선 투쟁 현장들의 발언으로 꾸려졌습니다.
3부는 탈핵, 탈석탄, 탈송전탑, 공공재생에너지를 주제로 발언이 이어졌구요.
4부에서는 청소년기후행동의 활동가가 발언해주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발언문을 곰곰이 들으면서 참 많은 사회적 문제들이 기후위기 의제 안에서 서로 상충하거나 연결되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 느껴졌던 것 같고, 동시에 절실한 이들이 모여 이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구나, 기후위기 피해 당사자로서의 목소리와 연대의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동물’들의 행진이 눈에 띄었는데요. 동시에 907기후정의행진에 기입되지 못하고 ‘다양성’이라는 현상에조차 기입되지 못하는 존재들의 보이콧 역시 눈에 띄었습니다.
이에 대해 더 많은 숙고를, 함께 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쟁과 무기 산업이 배출하는 탄소의 양은 대단히 크다고 합니다. 더구나 극단적인 폭력인 전쟁은 많은 생명을 학살하고, 크나큰 상흔을 남깁니다.
폭력 그 자체인 전쟁은 기후위기 시대에 약자들을 더욱 더 약자의 자리로 몰아갑니다.
이 아픔 앞에서 우리는 더욱, 전쟁 피해 당사국에 연대해야 할 것인데요.
그런 의미에서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외치는 목소리가 너무나 반가웠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곳의 연대의 물결을 팔레스타인에 전하고 싶어집니다.
우리나라에 와 있을 이주노동자들의 언어로도 쓰인 907기후정의행진 포스터들도 반가웠구요.
동물들의 행진도, 깊이 반가웠습니다. 우리들의 해방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기후정의행진에서 담아내야 할, 더 깊이 살펴야 할, 그렇지 않으면 끝내 묻혀버리기 쉬운 작은 목소리,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존재들의 자리들을 앞으로 더 살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버스에서 헤어졌던 광양 농민회 분들이 그 늦은 시각 돌아가시면서 서로에게 하시던 밀씀이 생각납니다.
“우리 잊으면 안 돼. 농민회 일은 독립운동이야.” 그런 대화를 어두운 밤 들었습니다.
독립운동 급의 마음 앞에서 어떤 말을 할 수 있을지. 절실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기후활동을 하려는 제 마음도 그 순간 돌아봐지기도 했습니다.
그런 저런 여러 풍경들이 907에 있음을, 하나의 풍경만 있지 않음을 떠올립니다.
한편으론 전남에서 서울로 “상경”한 마음들을 사실 전국에 다 말하고 싶기도 합니다.
전남에서도 이렇게 절실하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