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907기후정의행진 전남 참가 선언 기자회견 (9월 7일)

2024년 9월 11일 | 기후위기대응, 메인-공지, 성명서/보도자료, 활동

<2024. 09. 03. 기자회견문>

 

907기후정의행진 전남비상행동 참여선언 기자회견문

“기후가 아닌 세상을 바꾸자!”

 

 

지표면 온도가 올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수많은 데이터가 기후위기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기후위기는 단순한 환경문제와 이상기후 현상이 아닌 재난 그 자체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극단적인 기후 상황으로 인한 참담한 소식은 연일 보도된다. 일터에서 극심한 폭염을 피하지 못한 노동자가 생명을 잃었다. 집과 도로가 물에 잠기고, 산사태가 마을을 덮치는 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먹거리와 땅을 지켜왔던 농민들은 기후위기를 온몸으로 경험하며 물러버린 농작물을 망연자실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기후위기는 성장과 이윤만을 추구하며 온실가스를 배출해 온 자본주의의 결과다. 지금의 기후위기를 야기한 사회경제 시스템을 공고히 해 온 특권층은 여전히 그 수단을 놓지 않고, 일상화된 재난에 눈을 감으며, 오히려 위기조차 이윤추구의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의 끊임없는 기만은 결국 우리 삶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생존을 위협할 것이다. 폭염과 폭우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주거빈곤층, 이상기후에도 작업을 쉴 수 없는 노동자, 때아닌 한파와 역대급 폭우에 쓰러진 작물을 바라보는 농민들, 안전한 이동과 밥상 물가를 걱정해야만 하는 사회의 구성원들 모두가 지금의 기후위기를 직면하고 있다.

 

정부는 겉으로는 탄소중립을 말하지만 실질적인 탄소 배출 절감과는 무관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자본의 이익과 이해를 같이 하면서 국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에는 무책임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오히려 기업과 부자들에게 세금을 감면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정부는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도 모자랄 판에 성공 가능성마저 희박한 동해 석유 시추를 추진하거나, 국가의 경사라며 핵 수출을 자랑스럽게 내세운다. 한편 개발로부터 환경파괴와 생태계 위협을 견제해야 할 환경부는 지리산 난개발을 묵인하고 설악산 케이블카 개발을 조건부 승인했다. 최근에는 기후위기 대응을 핑계로 전남을 포함한 전국에 대규모의 생태계 서식지를 파괴하는 기후대응댐 14곳을 개발하겠다고 한다. 재생에너지로 시급히 전환해야 할 시점에 최근 산자부는 호남지역의 신규 태양광 발전사업 허가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기후위기에 역행하는 정부와 그에 발맞추는 행정기관 및 지자체의 행보에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생명의 땅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하게도, 전라남도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는 산업 부문을 제외했다. 전라남도에서 사용하는 최종에너지의 90.4%가 산업 부문에서 소비되고, 배출되는 온실가스 중 절반 이상(2020년 기준 64.1%)이 산업 부문에서 배출되고 있는데, 이를 제외한 것이다. 전남의 문제는 전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남에서 배출된 온실가스는 전남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 그리고 지구적으로 확산되고, 그로 인한 고통은 전 세계의 취약계층에 전가되기 때문이다. 한빛핵발전소의 위험성이 전남을 넘어 전 세계로, 그리고 다음 세대로까지 확산되리라는 것은 후쿠시마 사고를 통해 이미 경험했다.

 

산업과 에너지 부문에 대해서는 국가가 관리한다는 이유로 설비의 개선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공적 감시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는 철강과 석유화학단지에 의존하는 지역경제 구조를 전환하여, 지구와의 조응을 잊지 않는 방식의 경제구조로, 그 전환의 과정에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도록 ‘정의로운 전환’의 방식을 고려해 바꿔야 한다. 또한 노후화된 고창-영광 한빛핵발전소1‧2호기 수명연장을 중단하고, 기존 노후핵발전소의 송전용량을 재생에너지 쪽으로 전환하는 데에 앞장서야 한다.

 

기후위기는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니다. 기후위기는 우리가 세상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약자에 대한 배려 없는 성장주의를 반성토록 한다. 기후재난의 시대, 우리는 보다 절실히 우리의 권리와 존엄한 삶을 위해 요구할 것이다. 우리의 노동은 자본주의 시스템 속 부품이 아니다. 생태계는 이윤을 위한 착취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이 사회를 바꾸고자 한다. 이윤보다는 생명을 말하고, 개발이 아닌 보호를 말하며, 경쟁보다는 공존과 돌봄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한다. 우리가 존엄하게 살 수 있도록 세상을 바꾸는 것이 곧 기후를 바꾸는 길이 되리라는 믿음으로 연대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기후위기 전남비상행동은 전남의 노동자, 농민, 청소년을 비롯한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시민사회단체와 연대를 이뤄 9월 7일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장소인 서울 강남에서 기후정의 행진에 동참하고자 한다.

 

우리는 이번 907기후정의행진을 통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전라남도와 기초단체에 기후 시민으로서의 요구를 큰 목소리로 외칠 것이다.

 

첫째, 전남도와 기초단체는 기후위기의 취약계층을 전면 조사하고 도민들이 기후재난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주거권, 노동권, 기본권을 보장하라.

둘째, 위기에도 존엄하게 살 권리를 위해 차별을 철폐하고, 돌봄을 증진하며, 의료 및 교통 등 전남도민들의 필수재에 공공성을 확충하라.

셋째, 재생에너지 전환을 확대하고 노후화된 고창-영광 한빛핵발전소 1‧2호기 수명연장을 중단하라.

넷째, 농업재해 대책으로 스마트팜 확대가 아닌 생태농업전환 계획 수립하고, 먹거리 기본권 및 농민 생존권을 보장하라.

다섯째, 노조법 개정을 통해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차별 없이 일할 권리를 보장하라.

여섯째,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전남도의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전면 재수정하라.

일곱째, 비인간 동물을 상품화하는 공장식 축산을 정의롭게 전환하고 동물 착취 시스템을 철폐하라.

 

리는 위기와 재난 속에서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지키기 위해 불평등과 부정의에 맞서고자 한다. 기후정의 운동은 단순히 온실가스 감축만을 말하는 운동이 아닌 삶의 제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운동이다. 이제는 생태계 파괴와 화석연료 중심 사회에서 벗어나 우리의 삶을 지키는 생명 중심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 더 많은 이들과 함께 자본의 중심과 권력의 중심인 서울 강남 일대에서 힘차게 행진하며 우리가 원하는 사회, 지구 생명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시스템을 만들어 갈 것이다.

 2024. 9. 3

기후위기 전남비상행동

 

【연대단체】

(사)전남녹색연합 ‧ (사)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광주전남지부동부지회 ‧ 곡성군농민회 ‧ 구례기후행동시민모임 · 곡성농민도서관 ‧ 곡성농민회 ‧ 골목책방:서성이다 ‧ 광양YMCA ‧ 광양YWCA ‧ 광양농민회 ‧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준) ‧ 지리산과섬진강을사랑하는사람들 ‧ 목포YMCA ‧ 목포YWCA ‧ 민주노총전남지역본부 ‧ 민주노총전남지역본부 광양시지부 ‧ 진보당 전남도당 ‧ 진보당광양시위원회 ‧ 소비자기후행동전남 · 순천농민회 · 순천YMCA ‧ 순천YWCA · 순천힐링쿱 ‧ 순천함께그린쿱 ‧ 순천정원쿱 ‧ 순천청년연대 ‧ 여수YMCA ‧ 여수YMCA가사리환경교육센터 · 여수YWCA ‧ 전교조순천중등지회 ‧ 전남녹색당 ‧ 전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 전교조전남지부 ‧ 희망해남21 ‧ 정의당전남도당 ‧ 정의당순천시위원회 ‧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광양시지회 ‧ 해남YMCA ‧ 화순YMCA ‧ 나주사랑시민회 ‧ 우리마을교육연구소 ‧ 지구벗(고흥) ‧ 항꾸네 협동조합

 

【개인】

강지율 ‧ 권진숙 ‧ 김난이 ‧ 김대희 ‧ 김은영 ‧ 문영규 ‧ 문정 ‧ 박미선 ‧ 박성훈 ‧ 박수완 ‧ 박원균 ‧ 박지호 ‧ 송은주 ‧ 오송이 ‧ 윤은성 ‧ 이금철 ‧ 이은옥 ‧ 이준 ‧ 이진아 ‧ 전정웅 ‧ 정혜중 ‧ 최형순 외 100명

 

 

【우리의 구호】

송전선이 부족하다고 짓고 자빠졌냐 / 썩을것들을 빼 부리고 태양을 딱 넣어부러야제!

 아따 흐르는 물을 가두면 쓰간디 / 가둘 것은 굴뚝 구녁에 온실가스 아니간디!

 전남은 햇빛 하나는 솔찬 하요잉 / 송전선로는 태양광에 돌라주고 핵발전은 띵겨버리쑈잉!

 달구새끼도 달구새끼답게, / 도야지도 도야지답게 사는 세상 허벌나게 오져분다

 농사짓기 뻐쳐부네 / 생존권 확실허니 보장허고 생태농업 싸게싸게 싣고온나

 논밭 다 잠기믄 어디서 묵을 것 수입할라고 그런당가? / 우리덜 생존권 보장하고 농사 슬금슬금 지으믄 농민만 좋당가?

 기후를 어찌끄나 시상을 바까부러!